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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로그 Life/생각 끄적이기

일 년, 목표가 필요해!

by 희플링 Heepling 202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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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국에 온 지 3년이 되었다.

 

애초에 계획했던 4년이라는 시간이 초반에는 그저 아득하게 느껴져서 시간만 지나면 눈에 띄는 어떤 변화가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상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변화를 바랐던 모든 것이 그대로 인 것은 아니다. 그저 천천히, 나도 모르는 사이 바뀌는 바람에 마치 애초부터 이랬던 듯 시침 떼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한국에 오면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했었다. 그중 하나는 남편 머리 깎는 법 배우기였다.

 

그간 마음만 먹고 실천은 하지 못하고 있다가 올 초, 집 근처 문화센터에서 남성 헤어컷 강의가 있길래 수업을 신청했다.

1주일에 한 번, 총 5회 수업이었기 때문에 커트가 손에 익을 정도로 수업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예전에는 전혀 몰랐던 커트 지점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만 해도 큰 수확이었다.

 

수업을 듣고나서도 한동안 남편 머리 파먹는 건 아닐까 걱정돼서 조쉬 머리를 깎아주지 못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졌고, 그 때문에 미군들은 한동안 미용실 출입이 금지되었다. 그 틈을 타서 머리가 삐뚤던, 바리깡에 땜빵이 나던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남편 머리를 깎았더니 지금은 꽤 그럴듯하게 깎아주고 있다!

 

물론 중요한 일이 있는 달에는 여전히 미용실을 가야한다.

그래도 중대장이 된 이후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조쉬가 굳이 시간 내서 미용실을 가지 않아도 되어서 참 다행이다.

 

- 수업에서 사용하던 가발 ㅋㅋ

 

 

 

 

 

 

작년, 한식 조리사 자격증과 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딴 것 또한 기분 좋은 성취였다.

 

만들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늘었다는 것이 조리사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아니다.

요즘에는 책에서도, 블로그에서도, 심지어 유튜브에서도 레시피를 알려주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가는 내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 보다도 조리 전 과정(씻고 다듬기)에 공들이고, 조리 중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유용했다.

 

아직 음식의 깊은 맛을 낼 단계는 꿈도 못꾸고, 플레이팅 센스 또한 부족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예쁜 요리를 만들 때면 괜히 더 만족스럽고, 맛있게 먹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그간 어떤 일이 있었나에 대해서는 차차 풀어놓기로 하고,

한국에서 남은 일년! 어떻게 지낼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목표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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