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종로를 더 좋아하는 나 때문에 서울 가면 강북만 주야장천 갔었는데, 하루는 조쉬가 강남에도 가자고 했다.
강남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하우스도산에 갔다.
하우스도산이 전시장인 줄 알았더니 젠틀몬스터 스토어가 있다.
하우스도산에는 작년 12월과 며칠 전 5월에 다녀왔다.
12월의 젠틀몬스터 스토어에는 귀염귀염 한 곰돌이가 있었는데…
얼마 전에 다시 갔더니 저 귀여운 곰들은 다 사라지고 멋없는 마네킹만 있었다…ㅠ_ㅠ
그래서, 젠틀몬스터가 도대체 뭐하는 곳잉교~ 묻는다면, 젠틀몬스터는 선글라스 가게다!
유튜브 보니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는 미국에서도 아주 핫하다고 한다.
젠틀몬스터는 과연 이런 선글라스를 사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싶을 만큼 이상한 디자인부터 정상적인(?) 디자인까지 다양한 선글라스와 안경테를 전시, 판매한다.
나는 아래 안경테 색이 마음에 쏙 들었는데,
-옆에서 보면 검은색 같기도 하고, 빛 아래서 보면 흰색 같기도 한 오묘한 색의 회색빛 안경이었다,
안경 알이 커서 아쉽게도 얼굴이 작은 조쉬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이것저것 써보고 조쉬는 무난한 검정 선글라스를 샀다.
이번에는 부러뜨리지 말고, 잊어버리지 말고, 부디 오래오래 쓰길 (۶•̀ᴗ•́)۶
하우스도산에서 젠틀몬스터만 실험적인 것은 아니다.
같은 건물 지하 1층에는 실험정신 가득한 디저트를 파는 누데이크도 있다.
판매하는 디저트 종류도 예전과 조금씩 달라졌고, 현재 디저트 가게 내부 전시도 아래의 사진과는 다르다.
먹어보고 싶었던 디저트는 매진이라 한입거리 디저트 몇 개를 주문했다.
유자 치즈 무스 케이크를 화이트 초콜릿으로 덮은 피에타,
그린빈, 잠봉, 살구가 든 잠봉테린(4,500원),
그리고 무화과 테린(4,000원)을 주문했다.
그중 잠봉테린의 맛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맛이 잊히지 않는다.
하몽(Jamon, 소금에 절인 고기)이 껍질콩과 과일이 들어간 크림을 둘러싸고 있는데,
말하자면 케이크 안에 과일만 있어도 벅찬데 채소와 고기도 있는 꼴이다.
이 맛,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호기롭게 한 입 크게 먹은 조쉬에게 한 입 더 먹으라고 해 보았다.
잠봉테린.
사진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메슥거린다. ㅋㅋㅋ;;;
미드 프렌즈에서 요리를 못하는 레이첼이 레시피북을 잘못 읽는 바람에 케이크에 고기를 넣는데, 그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꼭 발을 먹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싶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데 아쉽게도 이번에 다시 방문했더니 잠봉테린은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강렬했던 그날의 기억으로 인해 내 인생에 누데이크에 다시 갈 날은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젠틀몬스터 가는 김에 다시 가보았다. 이번에는 무난한 디저트를 고르기 위해 신중을 가했다.
…그랬는데,
옥수수. 네가 여기서 왜 나와…?
(하지만 달달한 옥수수와 커스터드 크림이 케이크와 어우러져 맛있었던 건 반전의 반전이었다.)
흠.
평범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했던 하우스도산이었지만,
뭘 할까 고민되던 강남에서 하우스도산(젠틀몬스터, 누데이크) 덕분에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ㅎ
'# 한국로그 Korea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기차가 음료를 배달해주는 기차왕국박물관카페, 가족 나들이 <3 (3) | 2022.05.20 |
---|---|
Seoul | #Dongmyo Flea Market, #동묘 구제시장 (0) | 2021.07.11 |
Seoul | The Oldest Barbershop in Seoul #Seongu Barbershop 성우이용원 (4) | 2021.04.20 |
Cheonan | Art Gallery and Open-air Sculpture Square #ARARIO. 천안 | #아라리오 갤러리, 조각 (1) | 2021.04.02 |
Gongju | #Mt. Gyeryong National Park. 공주 | #계룡산 국립공원 (10) | 2020.1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