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외국인이다 보니 한국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외식을 자주 했었는데 식당 선정에 거듭 실패하다가 어느 순간 광고성 홍보글을 거르는 법을 터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제주도에 여행 갔다가 식당 낚시를 너무 많이 당해서 정말 슬펐고, 그런 식당을 고른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던 기억이 난다.
유튜브 채널 '재밌는 거 올라온다'의 <또간집>을 처음 봤을 때 절로 박수가 나왔다. <또간집>은 사람들이 두 번 이상 갔던 식당만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수원 갈 때마다 수원통닭만 사 먹다 보니 수원에서 밥 먹는 빈도가 점점 줄어들던 차에 <또간집>에서 수원 편을 방영해서 내심 반가웠다.
오늘은 <또간집>에서 추천받은 식당 중 한 곳이었던 '유동골뱅이'를 포스팅하려 한다.
'골뱅이 무침'을 영어로 찾았더니 'Spicy sea snails salad'라고 나와서 남편에게 수원에 달팽이 먹으러 가자고 꼬시는 데 몇 달 걸렸다. ㅋㅋ
유동골뱅이 고고!
맛집 분위기 내뿜으며 어느 골목 어귀에 위치해 있을 줄 알았는데, 수원 유동골뱅이는 화성행궁 가는 번화가에 있다. 팔달문, 화성행궁, 행궁동 가면서 오다가다 많이 걸은 거리인데 내 기억에는 유동골뱅이가 없다. 오픈시간이 오후 네 시라서 그냥 지나쳤으려나?
나름 오픈주방이다. 식사하는 내내 주방에서 사장님이 커다란 솥에서 골뱅이 삶고, 홍합탕 끓이는 모습을 봤다.
청결하게 잘 운영하는 것 같다.
음식을 주문하면 홍합이 나온다. 서비스인데도 홍합이 실하다.
삶은 홍합이 우러난 물도 재첩국처럼 시원해서 자꾸 손이 갔다.
커다란 골뱅이가 가지런히 담겨 나와서 눈이 즐겁다. 하지만 간이 너무 심심했다. 씹는 맛은 있는데 뭘 씹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할까? 식당에 들어가기 전 고동 삶은 냄새가 확 나길래 바다향 가득한 고동과 비슷한 맛이 날 줄 알았는데, 골뱅이는 원래 이런 무(無) 맛인 걸까.
골뱅이 오이무침은 맵고 단 소스에 아삭한 오이, 맵삭한 쪽파, 당근, 양파가 들어있다.
골뱅이 오이무침은 상상했던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진미채, 육포의 식감이 의외였다. 메뉴판에 명태포가 있는 걸 보니 명태포인가 보다. 딱딱한 식감이 생각보다 오이무침과 잘 어울린다. 나도 다음에 오이무침 만들 때 명태포 넣어 봐야지.
계란말이 추천이 많아서 우리도 주문했는데, 골뱅이 무침이 매운 편이라 매운맛을 중화하기 위해 추천하는 듯하다. 계란말이는 상당히 컸지만 특별할 것 없는 맛이라 가성비는 떨어진다. 여러 명 가는 게 아니라면 계란말이는 굳이 주문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영업시간 2~30분 정도 지나니 식당에 사람들이 다 찼다.
양도 많고, 가게도 깔끔해서 그런가 찾아보니 <또간집> 방영 전부터 알음알음 인터넷에 소개 글이 올라와있다.
남은 음식은 깔끔하게 포장해 주신다.
다음날 점심에 남은 골뱅이 오이무침에 라면사리, 참기름을 넣어서 비벼 먹었다.
라면사리를 넣으니 조금 더 맵고, 더 달달한 비빔면 같았다.
사리를 추가했는데도 저녁까지 속이 좀 매웠던 걸 보면 상당히 매운 고춧가루를 쓰나 보다.
...계란말이도 만들어 먹을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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